부동산·내 집 마련

청약을 기다릴까 지금 살까, 기대값으로 정하는 법

청약 대기를 '복권'이 아니라 대기비용이 드는 선택으로 봅니다. 3년 누적 당첨 확률과 당첨 시 차익, 대기하는 동안의 주거비를 비교해 손익분기 확률을 계산하는 법입니다.

내 조건으로 계산·확인하기 → 건설 중인 아파트와 완공 단지를 함께 바라보는 젊은 부부

결혼하고 집 이야기를 하다 보면 한쪽은 “청약이 답이지, 지금 사면 비싸게 사는 거야”라고 하고, 다른 쪽은 “언제 될지도 모르는데 그동안 전세로 떠도는 게 낫냐”고 한다. 둘 다 맞는 말처럼 들린다.

문제는 청약을 흔히 복권처럼 이야기한다는 것이다. 복권은 사두고 잊으면 되지만 청약 대기는 다르다. 기다리는 동안 전세보증금에 묶인 돈이 굴러가지 못하고, 2년마다 전세금이 오르고, 그 사이 사려던 집값도 움직인다. 즉 청약 대기에는 매달 조용히 빠져나가는 비용이 있다.

이 글은 청약 대기를 “될까 안 될까”가 아니라, 누적 당첨 확률 × 당첨 시 차익 vs 대기하는 동안의 비용으로 비교하는 법을 다룬다.

요약

청약은 복권이 아니라 대기비용이 드는 선택이다

청약을 기다릴지 지금 살지는 세 숫자로 정한다. 3년 누적 당첨 확률, 당첨 시 기대 차익(예상 시세 − 분양가), 3년간 대기비용(전세보증금 기회비용 + 전세 상승분).

“누적 당첨 확률 × 기대 차익”이 대기비용보다 크면 기다리는 쪽이 수지에 맞고, 작으면 지금 사는 쪽으로 기운다. 여기서 손익분기 확률을 뽑을 수 있다. 손익분기 확률 = 대기비용 ÷ 기대 차익. 3년 누적 당첨 확률이 이 값보다 높아야 대기가 이득이다.

가점이 낮아 추첨제에 의존하면 3년 누적 확률이 10%를 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이때 손익분기 확률이 30%라면, 기다림은 기대값 기준으로 손해다. 반대로 가점이 높아 가점제 물량 당첨 가능성이 크면 계산이 뒤집힌다.

계산에 쓰는 값은 이렇다. 대기비용은 전세보증금에 연 3.0% 기회비용률과 대기 연수를 곱하고 재계약 상승분을 더한 값. 기대 차익은 보수적으로 잡은 예상 시세에서 분양가를 뺀 값. 당첨 확률은 청약홈 경쟁률로 추정한 1회 확률을 연 지원 횟수만큼 누적한다. 집값의 오르내림은 이 계산에 넣지 않는다.

궁금한 건 “청약이 좋냐”가 아니라 “내 확률에서 기다림이 값어치가 있냐”다

청약·생애최초·신혼 관련 고민은 “30대에 지금 사는 게 늦은 건가”, “로또 청약을 노려야 하나” 같은 타이밍 물음이 많다. 그런데 그 아래에는 “청약이 좋냐”가 아니라 “내 확률과 내 상황에서 기다림이 값어치가 있냐”라는 계산 문제가 있다.

자주 나오는 물음을 추려 답해본다.

  • 30대에 지금 사면 늦거나 비싼 건가? 늦고 아니고를 이 글은 판정하지 않는다. 대신 “기다리는 비용”을 계산에 넣어, 기다림이 그 비용만큼의 값을 하는지 본다.
  • 가점 낮은데 청약 의미 있나? 추첨제 물량은 있지만 1회 당첨 확률이 1% 안팎인 경우가 많다. 이 확률을 넣어보면 기다림의 기대 이득이 생각보다 작다는 게 드러난다.
  • 분양가 상한제면 무조건 이득 아닌가? 예상 시세와 실제 입주 시세가 다를 수 있고 분양가도 오른다. 차익은 보장된 값이 아니라 불확실한 기대값이다.
  • 전세로 기다리는 게 돈 버는 거 아닌가? 전세는 월세를 안 내지만 보증금이 묶여 굴러가지 못하고, 2년마다 상승분을 부담하거나 이사한다. 이게 대기비용이다.
  • 청약 되면 그때 대출은 어떻게 되나? 중도금·잔금 대출 조건과 한도는 분양 시점 규정을 따른다. 지금 규정으로 미리 감당 가능한 원리금을 확인해두는 게 맞다.

확실한 비용과 불확실한 이득을 같은 저울에 올려야 한다

이 판단이 어려운 건 대기비용은 지금 확실히 나가는데 당첨 이득은 확률에 달려 있어서다. 네 가지가 판단을 흐린다.

당첨은 확률인데 머릿속에서는 ‘언젠가 된다’로 바뀐다. 1회 확률이 1%여도 여러 번 넣다 보면 될 것 같은 기분이 든다. 하지만 3년에 아홉 번 넣어도 누적 확률은 10% 안팎이다. 90%는 3년 뒤에도 그대로라는 뜻이다.

대기비용은 고지서로 안 온다. 전세는 매달 나가는 돈이 없어서 “공짜로 사는 것” 같지만, 보증금 3억이 예금이나 다른 자산으로 굴렀다면 생겼을 수익이 대기비용이다. 눈에 안 보여서 계산에서 빠진다.

차익은 낙관적으로 잡기 쉽다. “그 단지 분양이면 최소 2억은 남지”라는 이야기가 돌면 그 숫자를 그대로 기대값에 넣게 된다. 차익을 크게 잡을수록 대기가 유리해 보이므로, 여기서 낙관이 들어가면 판단이 기운다.

집값 방향이 계산을 삼킨다. “기다리는 사이 집값이 더 오르면 어떡하나”는 불안은 예측할 수 없어서 사라지지 않는다. 이 글의 계산은 집값을 그대로 두고, 오르내림은 별도 위험으로만 본다.

대기의 기대값과 손익분기 확률

그래서 청약 단지를 알아보기 전에 세 숫자를 먼저 정한다.

1단계 — 세 숫자를 채운다

숫자구하는 법
3년 누적 당첨 확률청약홈에서 관심 지역·평형의 최근 경쟁률을 보고 1회 확률을 잡는다(예: 경쟁률 100:1이면 1%). 연 지원 횟수를 곱해 누적한다. 가점이 당첨선 근처면 가점제 확률을 따로 높게 잡는다.
당첨 시 기대 차익보수적으로 잡은 입주 시점 예상 시세 − 예상 분양가. “최소 얼마” 대신 “확신하는 하한”을 쓴다.
3년 대기비용전세보증금 × 연 3.0% × 3년 + 2년 뒤 재계약 상승분(또는 이사비).

2단계 — 비교하고 손익분기 확률을 뽑는다

대기의 기대 이득 = 3년 누적 당첨 확률 × 기대 차익
손익분기 확률 = 3년 대기비용 ÷ 기대 차익
  • 3년 누적 당첨 확률이 손익분기 확률보다 높으면 → 기다림이 기대값 기준 이득. 청약 대기.
  • 낮으면 → 지금 감당 가능한 예산 안에서 매수하는 쪽이 유리.
  • 두 확률이 비슷하면 → 돈으로 가를 문제가 아니다. 이사·전학 같은 생활 안정성으로 정한다.

내 확률이 가점제인지 추첨제인지부터 가른다

당첨 확률을 잡으려면 먼저 내가 가점제와 추첨제 중 어디에 속하는지 알아야 한다. 청약가점은 무주택 기간(최대 32점), 부양가족 수(최대 35점), 청약통장 가입 기간(최대 17점)을 더해 84점 만점이다. 30대 초반 무자녀 부부는 무주택 기간과 부양가족 점수가 낮아 대체로 50점 안팎에 머문다. 인기 지역 가점제 당첨선이 60점을 넘는 경우가 많으므로, 이 점수대는 가점제로는 사실상 어렵다고 보고 추첨제 물량만 확률에 넣는다.

추첨제는 전용 85㎡ 이하에서도 일정 비율이 배정되고, 이 물량에는 가점과 무관하게 무작위로 뽑힌다. 청약홈에서 관심 단지·평형의 추첨제 물량 수와 접수 건수를 보면 1회 확률이 나온다. 부양가족이 늘거나 무주택 기간이 쌓이면 몇 년 뒤 가점제 확률이 올라가므로, “3년 뒤 내 가점”도 같이 계산해 대기 후반의 확률을 조정한다.

비교 방법

청약 대기는 복권이 아니라 대기비용이 드는 선택이다. “3년 누적 당첨 확률 × 당첨 시 차익”과 “3년 대기비용”을 비교한다. 누적 확률이 손익분기 확률(대기비용 ÷ 차익)보다 낮으면, 기다림은 기대값 기준으로 손해다.

청약통장 5년 된 30대 초반 부부의 숫자로

내 당첨 확률·차익·전세보증금을 바로 넣어보려면 청약 대기 vs 매수 계산기를 쓰면 된다 — 입력한 대기 비용과 예상 차익을 바탕으로 손익분기 확률을 계산한다. 실제 당첨 확률을 예측하는 기능은 아니다.

부부 합쳐 월 실수령 600만 원, 모아둔 현금 2억 원, 지금은 전세보증금 3억 원(대출 1억 포함) 집에 산다. 청약통장은 5년 됐고, 무주택 기간이 짧고 부양가족이 없어 가점이 낮다. 가점제로는 당첨선에 한참 못 미쳐 추첨제 물량을 노린다.

세 숫자를 채운다.

  • 3년 누적 당첨 확률: 관심 지역 추첨제 경쟁률이 최근 100:1 안팎이라 1회 확률을 1%로 잡는다. 연 3회 지원하면 3년에 9회. 누적 확률은 1 − (0.99)⁹ ≈ 8.6%.
  • 기대 차익: 예상 분양가 5억 원, 입주 시점 예상 시세를 보수적으로 6억5,000만 원으로 잡으면 차익 1억5,000만 원.
  • 3년 대기비용: 전세보증금 3억 × 연 3.0% × 3년 = 2,700만 원. 2년 뒤 재계약에서 보증금 10%(3,000만 원)를 올려줘야 하고 그중 절반을 추가 대출로 메운다고 하면 이자·부담이 3년 기준 약 1,800만 원. 합쳐 약 4,500만 원.

비교한다.

대기의 기대 이득 = 8.6% × 1억5,000만 = 약 1,290만 원
손익분기 확률 = 4,500만 ÷ 1억5,000만 = 30%

3년 누적 당첨 확률(8.6%)이 손익분기 확률(30%)에 크게 못 미친다. 기대 이득(1,290만 원)이 대기비용(4,500만 원)의 3분의 1도 안 된다. 이 조건이면 기다리는 것은 기대값 기준으로 약 3,200만 원 손해다. 지금 예산 안에서 매수하는 쪽이 유리하다.

조건이 바뀌면.

  • 가점이 높아 가점제 물량 당첨 가능성이 3년 내 60%라면: 기대 이득 = 60% × 1억5,000만 = 9,000만 원. 대기비용 4,500만 원을 크게 넘어, 이때는 기다리는 게 맞다.
  • 차익을 2억5,000만 원으로 낙관하면: 손익분기 확률이 4,500만 ÷ 2억5,000만 = 18%로 내려간다. 그래도 8.6%보다 높아 결론은 같다. 다만 차익을 크게 잡을수록 대기가 유리해 보이니, 하한을 쓰는 게 안전하다.
  • 전세보증금이 5억으로 크면: 기회비용이 늘어 대기비용이 약 6,000만 원이 되고, 손익분기 확률이 40%로 올라간다. 보증금이 클수록 대기가 불리해진다.

당첨을 점치는 대신, 기대값으로 대기의 값을 매긴다

청약을 두고 가장 큰 불안은 “지금 안 사면 영영 못 산다”와 “괜히 비싸게 샀다가 후회한다” 사이를 오가는 것이다. 이 불안은 당첨 여부도 집값도 맞힐 수 없으니 사라지지 않는다.

“이번엔 될까”는 점칠 수 없지만, 대기가 값을 하는지는 계산된다. 내 3년 누적 당첨 확률이 몇 %인지, 당첨 시 확신하는 차익 하한이 얼마인지, 3년 대기비용이 얼마인지, 그래서 내 확률이 손익분기 확률을 넘는지 — 청약홈 경쟁률과 전세 시세, 대출 상환표를 열면 네 답이 나온다. 앞의 예시처럼 확률이 손익분기의 3분의 1도 안 되면, 기다림은 감정과 무관하게 손해다.

결정 전에 확인할 것:

  • 경쟁률과 가점 커트라인: 청약홈에서 관심 지역·평형의 최근 당첨 가점과 추첨 경쟁률을 확인해 확률을 현실적으로 잡는다.
  • 대기비용: 지금 전세보증금의 기회비용과 다음 재계약 예상 상승분을 실제 숫자로 계산한다.
  • 매수 대안의 감당 여부: 지금 산다면 세 상한선감당 가능한 대출 한도를 먼저 통과하는지 본다. 부대비용은 취득세·양도세를 예산에 넣는 법으로.

이 글의 확률·차익·비용은 계산을 보여주기 위한 예시다. 청약 제도, 경쟁률, 분양가는 시점과 지역에 따라 크게 다르고 제도 개정도 잦다. 실제 판단 전에 청약홈 모집공고와 최신 규정을 확인해야 하며, 시세차익은 보장되지 않는다. 이 글은 특정 단지의 청약이나 특정 시점의 매수를 권하지 않는다.

기회비용률 연 3.0%, 차익을 확신하는 하한으로 잡는 원칙은 저자가 정한 편집 기준입니다. 시세차익은 보장되지 않으며 청약 제도는 개정이 잦습니다.

자료: 한국부동산원 청약홈 — 청약 경쟁률·가점 통계 (2026-09-01 확인) · 국토교통부 — 실거래가 공개시스템 (2026-09-01 확인) · 금융위원회 — 가계대출 동향(DSR·스트레스 DSR 정의, 2026-09-01 확인)

자주 묻는 질문

신혼부부는 청약을 기다리는 게 유리한가요, 지금 사는 게 유리한가요?

정해진 답은 없고, 세 숫자로 계산합니다. 3년간 누적 당첨 확률, 당첨됐을 때 기대되는 시세 대비 분양가 차익, 그리고 기다리는 3년 동안의 주거비(전세 기회비용 + 상승분)입니다. '누적 당첨 확률 × 차익'이 대기비용보다 크면 대기, 작으면 매수 쪽으로 기웁니다. 확률과 경쟁률은 청약홈과 모집공고로 확인해야 합니다.

가점이 낮으면 청약은 포기해야 하나요?

가점제로는 어렵더라도 추첨제 물량이 있습니다. 다만 추첨제는 경쟁률이 높아 1회 당첨 확률이 1% 안팎인 경우가 많고, 여러 번 넣어도 3년 누적 확률이 10%를 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이 확률을 넣어 계산하면 '기다림의 기대 이득'이 실제로 얼마인지 나옵니다.

분양가 상한제면 시세차익이 보장되나요?

보장되지 않습니다. 분양 시점의 예상 시세와 입주 시점의 실제 시세가 다를 수 있고, 분양가도 지역·시기에 따라 오릅니다. 이 글은 차익을 '보장된 값'이 아니라 '불확실한 기대값'으로 넣어 계산하며, 차익을 낙관적으로 잡을수록 대기가 유리해 보이게 되니 보수적으로 잡는 편이 안전합니다.

정보 제공 목적의 글이며 투자·법률·의료 자문이 아닙니다. 수치와 규정은 발행 시점 기준이므로 최신 공식 자료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수정·삭제 관리자 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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